[20] 초량 이바구길

위치: 부산시 동구 초량동 168계단주변 (길이: 1.89m)
특징: 개항이후, 부산의 상공업 발달과 6.25전쟁으로 유입된 노동자, 귀환동포, 피난민에 의해 형성된 구봉산자락 판자촌의 골목길

물리적 보전: 가능
사업방식: 지역(산업)브랜딩,투어
보전방식: 기록
물리적형태: 가로
소유형태: 민간

노동자·귀환 동포·피난민에 의해 형성된 산복도로 주변의 모습은 오늘날 부산의 로컬리티

개항과 더불어 부산의 상공업이 발달하자 구봉산(龜峯山)의 산자락에 부두 노동자들이 지은 무허가 토막촌이 형성되었다. 이후 해방과 6.25전쟁으로 귀환 동포와 피란민이 부산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이 거주하는 판자촌은 산비탈로 확장되었다. 1955~1964년, 도시환경개선사업을 통하여 산비탈에 지어진 무허가 판자촌이 강제 철거되었으며, 1964년 구봉산의 산허리를 휘감는 망양로(望洋路)가 개통되면서 외지의 새로운 문화가 지역에 유입되었다. 하지만 도로의 개통은 산동네 주민의 이탈을 가속화하였다. 2000년대, 높아서 불편한 환경과 오래된 주택 때문에 노인만 남게 된 산복도로 주변지역은 부산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전락하였다.

사업의 배경

1998년, 부산시청의 이전을 시작으로 도심이 쇠퇴하면서 산복도로 주변의 슬럼화가 가속되었다. 그러나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소규모 불량주택지역으로 기존의 정비방식으로 한계가 있었고 추진한다고 하여도 원주민의 이탈로 기존 커뮤니티의 붕괴가 예상되었다. 이에 2011년, 역사·문화·경관 등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원주민의 이탈을 막고 이들의 정주환경을 개선하는 초량 이바구길 디자인 개선사업이 산복도로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2013년에 준공된 초량 이바구길 디자인 개선사업은 한국전쟁 피난민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초량동 골목길을 중심으로 이 지역의 이바구(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꺼리를 발굴하고 거점시설을 정비하는 한편 도보관광 프로그램을 통하여 방문객에게 초량동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초량 이바구길
이바구길 도보관광 프로그램(좌), 168계단(중), 김부민 전망대(우)

 

사업의 내용

초량 이바구길 디자인 개선사업의 도보관광 프로그램은 산복도로 주변 골목길의 원형을 보전하고 골목길에 담겨있는 고유한 정체성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지역의 근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역사·문화·경관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도보관광 프로그램은 초량 외국인 서비스센터(부산관광안내소)→옛 백제병원→남선창고 터→초량교회→168계단→김민부 전망대→이바구공작소→더 나눔→유치환의 우체통→까꼬막 게스트하우스로 이어지는 길을 초량 이바구길해설사(일명 이야기 할매·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도보로 진행되는 2시간 프로그램이다. 특히 지역 어르신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관광해설 프로그램을 통하여 단순한 관광 가이드가 아닌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업의 결과

초량 이바구길 디자인 개선사업이 마무리된 2013년 한 해 동안 10만여 명이 이곳을 방문하였으며 2014년에는 이바구길이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하였다.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이바구길 도보관광해설사를 육성하고 이바구길 주변에 지역 노인들이 운영하는 168도시樂국과 625막걸리 등의 점포가 마련되는 등 지역 노인들에게도 일자리 기회가 주어졌다. 한편 골목길 보전과 함께 낙후된 지역의 물리적 생활환경이 개선되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 라이브 음악카페가 개최되는 이바구 정거장을 조성하여 노인인구가 많은 초량동 주민에게 문화적인 혜택을 제공하였다. 주민쉼터인 팔남매의 단칸방, 마을공방으로 활용되고 있는 마실 한바쿠, 프리마켓이 열리는 죽림공동체도 마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