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중앙탕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92 |
물리적 보전: |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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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방식: | 자발적 보전 |
보전방식: | 부분보전 |
물리적형태: | 단일 |
소유형태: | 민간 |
4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북촌의 대중목욕탕
과거 중앙탕은 계동길 끝에 위치한 중앙고등학교 축구부·야구부의 샤워시설로 건립되었다. 이후 학교 내에 샤워실이 생기면서 1969년 담란향이 샤워시설을 인수하여 대중목욕탕인 중앙탕을 개업하였다. 1970~80년대 중앙탕은 하루 평균 200여명의 손님들이 찾아올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전직 대통령이나 대기업 회장, 연예인 등 유명인사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또한 계동에 살고 있는 주민 사람들에게 중앙탕은 단순한 목욕탕을 뛰어넘어 ‘이웃끼리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이었다.
사업의 배경
2000년대 들어 대형 목욕탕들이 생겨나고 주변 한옥이 갤러리, 카페 등으로 변경되면서 일평균손님이 30~40명으로 감소하였다. 결국 중앙탕은 경영난으로 인하여 2014년 11월 16일 폐업하였다. 오랜 역사를 지닌 중앙탕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안경·선글라스 전문판매업체인 젠틀몬스터는 2014년에 폐업한 오래된 대중목욕탕인 중앙탕을 임대하여 자사의 제품을 홍보·전시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였다. 젠틀몬스터는 '남겨진 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이라는 컨셉에 따라 중앙탕의 리모델링을 진행하였고, 2015년 중앙탕은 과거 대중목욕탕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사업의 내용
중앙탕의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일정부분 유지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덧붙여 공간을 재창조하는 창조적 보존을 모토로 진행되었다. 기존 목욕탕의 욕탕, 타일, 화목 보일러와 건물 외관, 간판을 보존하면서, 안경과 선글라스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개조하였다. 중앙탕 대표가 개인공간으로 쓰던 3층에는 북촌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테라스 및 옥상공원을 조성하였다. 한편, 1, 2층의 중앙공간에는 목욕탕 물을 데우는 데 사용되는 실린더를 활용한 설치물인 ‘타임 트랜스포메이션’을 설치하였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주제로 제작된 이 설치물은 1층에 있는 실린더의 동력으로 2층에 위치한 전구 162개의 빛을 밝히도록 고안되었다. 이외에도 2층에는 다양한 수납용기 모양의 비누를 제작하여 전시하였다.
목욕탕을 개조한 전시공간(좌), 실린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타임 트랜스포메이션’(중),
폐업 당시 중앙탕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우)
사업의 결과
중앙탕은 게스트하우스 고객유치 등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증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촌의 상업화로 인한 고객감소, 기름값 상승 등으로 결국 영업을 중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건물의 흔적을 보전하고 과거의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제작하는 등 기존 시설을 보존·활용하고자 한 세입자의 노력을 통하여 중앙탕의 옛 모습은 보전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세입자의 자발적 보전노력은 젠틀몬스터의 브랜드의 가치상승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유지보수의 어려움과 안전상의 문제로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는 2019년 말 폐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