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호젠지요코쵸

위치: 일본 오사카(大阪) 츄오구(中央區) 히가시신사이바시(東心斎橋)
특징: 번화가인 도톤보리와 난바 근처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전통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골목길

물리적 보전: 가능
사업방식: 규제완화/보조금,건축협정
보전방식: 복원
물리적형태: 가로
소유형태: 민간

오사카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골목길

호젠지요코쵸(法善寺横町)는 미즈카케후도(水掛不動)8) 과 콘삐라(金毘羅)9) 를 모신 호젠지의 참도(폭 4m)의 북측에 위치한 폭 2.7m의 골목이다. 1633년 호젠지가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참배객을 위한 노점이 주변의 골목길을 따라 생겨났다. 오사카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도톤보리(道頓堀)와 난바(難波)의 대로변은 번화가로 발전하였지만 배후의 호젠지요코쵸에는 낡고 그리운, 근대 이전의 정서가 남았다. 호젠지요코쵸의 이러한 이미지는 특히 1955년 토요다 시로오(豊田四郞, 1906~1977)가 제작한 영화 ‘메오토젠자이’에 고스란히 담겼다.10) 비가 오면 우산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좁은 골목길과 과거 시영전철의 철길에 사용하던 포석을 가져와 깔았다는 보도의 석재는 호젠지요코쵸의 친숙한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사업의 배경

2002년과 2003년, 두차례에 걸쳐 호젠지요코쵸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1차 화재에서 19개의 점포가 피해를 입었으며, 2차 화재에서는 2명의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였다. 화재의 직후, ‘오사카의 문화’인 호젠지요코쵸의 골목길을 원래대로 복원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문화인들과 단골들 사이에서 끓어올랐다. 그러나 가로의 폭이 4m 이상일 경우에만 도로로 인정하는 일본의 건축기준법 때문에 폭 2.7m의 호젠지요코쵸 복원사업은 건축승인을 얻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이러한 법률적인 상황에 대응하여 요코쵸의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으며, 서명활동을 통하여 요코쵸에 대한 특별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그룹들도 나타났다. 오사카시는 호젠지요코쵸의 복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하여 내부 유관부서를 중심으로 TF팀을 구성하였고, 지역상인들도 ‘호젠지요코쵸 부흥위원회’를 결성하여 시와 지역상인들이 함께 호젠지요코쵸의 복원을 논의하게 되었다.

사업의 내용

오사카시와 호젠지요코쵸 부흥위원회는 여러 논쟁 끝에 인간미가 풍기는 골목길을 지키는 동시에 호젠지요코쵸만의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또한 도로폭원의 조정으로 본래부터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었던 각 점포들의 공간이 더욱 좁아지게 되어 제대로 된 재건이 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과제도 인정하게 되었다.

결국 호젠지요코쵸를 성공적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민관파트너쉽에 기반을 둔 연담건축물설계제도가 도입되었다. 연담건축물설계제도는 일정 지구 내에서 다수의 필지를 하나의 부지로 간주하여 도로사선제한 등의 건축규제를 일체적으로 적용하는 규제완화정책으로, 이를 호젠지요코쵸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특정행정청(오사카시정부)으로부터의 인정(認定)이 필요했다. 이에 오사카시는 이 제도의 적용을 인정해 주는 대신 주민들에게 지구환경정비를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3층집(높이 10m) 이하로 내화건축(耐火建築)으로 하여야 하며, 3층의 외벽은 통로 중심보다 3.0m 이상 후퇴시키고, 폭 0.9m, 길이 1.8m 이상의 피난을 위한 발코니 및 피난 기구(器具)를 설치하는 것 등이 있었다. 게다가 호젠지요코쵸만의 운치를 보존하는 한편 안전한 거리를 재건하기 위하여, 현지 관계자의 자발적 총의(總意)에 기반 한 건축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인정(認定) 기준에 추가되었다.

호젠지요코쵸의 부흥은 현 골목길의 폭원을 포함하여 거리의 풍취를 보전하는 것이 전제였기 때문에 오사카시와 호젠지요코쵸 부흥위원회는 지역설명회를 통하여 연담건축물설계제도 도입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를 얻었다. 그 결과, 지권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연담건축물설계제도’라는 대안이 마련되고 나서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허가가 이루어졌으며 호젠지요코쵸의 2차 화재 이후, 부흥위원회를 통하여 ‘호젠지요코쵸 도시만들기 헌장’11) 이 제정되었다.


호젠지요코쵸

출처: 社團法人日本經濟調査協議会, 2004, 「未來をひらく都市再生」에서 재작성
복원된 호젠지요코쵸 전경(좌), 호젠지요코쵸 도시만들기 헌장(중), 호젠지요코쵸의 가로단면과 허가기준(우)


사업의 결과

2004년 03월 27일, 마지막으로 복원된 점포가 영업을 재개함과 동시에 호젠지요코쵸의 재생사업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화재로 인하여 숨진 사람을 애도하는 의미를 담아 지장존(地藏尊)도 모셨다. 호젠지요코쵸는 일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두 번의 화재를 입었으나, 노점상들의 강한 유대가 있어서 짧은 기간 안에 전면적인 부흥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였다. 지금 요코쵸에는 내화성(耐火性)을 높인 새로운 건물들이 길 양쪽에 늘어서 있다. 비록 가로변 건물의 모습은 바뀌었지만 좁은 골목길은 유지되었으며 절의 문(山門)도 동서 측에 새로이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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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센지에 모셔진 불상으로 변변한 공양물도 준비하지 못했던 가난한 참배객들이 무심코 물을 불상에 뿌리고 손을 맞대 기원하였다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
9)비를 오게 하고 항해의 안전을 수호하는 신
10)당시 미술감독이었던 이토우 키사쿠(伊藤熹朔)는 스튜디오 내에 쇼와(昭和) 7년(1932년)경의 가로경관을 실제 크기 그대로 복원하여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11)헌장의 핵심조항은 다음과 같다. ①우리들은, 전국의 사람들에게서 받은 따뜻한 지원・서명을 잊지 않고, 좋은 오사카의 전통을 지키면서, 또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내는 역할을 맡은 것입니다. ②우리들은, 인간미의 어떤 공간이 있는 요코쵸(横丁)를 지키고, 간판 등이 창출해내는 미나미(ミナミ)의 상징인 경관을 소중히 해 갈 것입니다. ③우리들은, 사람과 사람과의 유대를 소중히 하고, 호젠지 경내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잘 협력해서 지혜를 함께 내며, 이 ‘도시 만들기 헌장’을 실천합니다. ④우리들은, 이번 부흥의 경험을 활용해서, 다른 도시의 힘이 됨과 동시에, 다음 세대에 전해 내려갈 것입니다.